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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정약용) / 20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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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겨울 가족과 함께 어느 카페에 갔다.

그리고 그 카페에 있는 책 중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를 보게 되었다.

처음에는 워낙 유명했던 책이어서 꺼내 들었지만 몇 장 읽어보니 왜 이 책을 사람들이 많이 봤는지 알게 되었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와 인터넷 서점에서 중고책을 구매했다.

 

 

공직자들이 필독해야 할 '목민심서'의 저자였던 다산 정약용이 유배지에서 가족들에게 보낸 편지를 담은 것이다.

이 책은 다산 정약용 선생의 청렴과 정직의 내용이 그대로 묻어 나오는 책이 아닐까 싶었다.

그리고 가족에게 보내면서 가족을 향한 그 마음, 특히 아들들에게 올바른 길로 가기 위한 가르침이 돋보였다.

 

 

다산 정약용 선생은 지금으로부터 약 200~300년 전의 인물이다.

그 옛날과 다르게 현재는 교통수단, 통신수단, 생활습관 등등 많은 것들이 발전해 왔다.

그 변화 속에서도 아래의 글 들은 여전히 변하지 않았다.

그래서 더욱이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가 유명한 책이지 않을까 싶은 생각도 들었다.

 

 

보통 자기계발서는 독서, 예의, 마인드 등의 부분에서 정석과 같은 말들이 계속해서 나온다.

그러한 말들을 그 옛날부터 전파하고 가르치려고 노력했던 부분이 너무 대단하다고 느껴졌다.

더욱이 유배지에서 몸도 편치 않은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올곧기 쉽지 않았을 것이다.

그렇기에 현대인들의 존경을 받는 인물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새해 처음 이러한 책을 읽어 기쁘다.

그리고 나 역시 마음가짐을 바르게 하겠다고 다잡았다.

 

 

 

 

어버이를 섬기는 일은 그 뜻을 거역하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  정약용의 「유배지에서 보낸편지」 中  -

 

 

 

독서라는 것은 사람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하고 깨끗한 일일뿐만 아니라
호사스런 집안 자제들에게만 그 맛을 알도록 하는 것도 아니고
또 촌구석 수재들이 그 심오함을 넘겨다볼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반드시 벼슬하는 집안의 자제로서 어려서부터 듣고 본 바로 있는 데다
중년에 재난을 만든 너희들 같이 젊은이들만이 진정한 독서를 하기에 가장 좋은 것이다.

그네들이 책을 읽을 수 없다는 것이 아니라
뜻도 의미도 모르면서 그냥 책만 읽는다고 해서 독서를 한다고 할 수 없기 때문이다.

          -  정약용의 「유배지에서 보낸편지」 中  -

 

 

 

예나 지금이나 남의 도움이나 받으면서 살라는 법은 애초에 없었다.
그렇게 극심하게 가난하지도 않고 또 남을 돌볼 힘은 없으니,
바로 남의 도움을 받지 않아도 될 처지가 아니겠느냐?

마음속으로 남의 은혜를 받고자 하는 생각을 버린다면
저절로 마음이 편안하고 기분이 화평스러워져
하늘을 원망한다거나 사람을 원망하는 그런 병통은 사라질 것이다.

남이 어려울 대 자기는 은혜를 베풀지 않으면서
남이 먼저 은혜를 베풀어 주기만 바라는 것은
너희들이 지닌 그 고기 근성이 없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뒷날 너희가 근심 걱정할 일이 있을 때
다른 사람이 보답해 주지 않더라도 부디 원한을 품지 말 것이고
바로 미루어 용서하는 마음으로
"그 분들이 마침 도울 수 없는 사정이 있거나 도와줄 힘이 미치지 않기 때문이구나"라고 생각할 뿐,
가벼운 농담일망정
"나는 전번에 이리저리해주었는데 저들은 이렇구나!"
하는 소리는 입 밖에 내뱉지 말아야 된다.

만약 이러한 말이 한 번이라도 입 밖에 나오면
지난날 쌓아놓은 공과 덕이 하루아침에 재가 바람에 날아가듯 사라져버리고 말 것이다.

          -  정약용의 「유배지에서 보낸편지」 中  -

 

 

 

군자는 새해를 맞으면서 반드시 그 마음가짐이나 행동을 새롭게 하려고 한다.
나는 소싯적에 새해를 맞을 때마다 꼭 일 년 동안 공부할 과정을 미리 계획해 보았다.
예를 들면 무슨 책을 읽고 어떤 글을 뽑아 적어야겠다는 식으로 작성을 해놓고 꼭 그렇게 실천하곤 했다.
때론 몇 개월 못 가서 사고가 발생해 계획대로 되지 않을 때도 있었지만
아무튼 좋은 일을 행하고자 했던 생각이 나 발전하고 싶은 마음은 없어지지 않아 많은 도움이 되었다.

          -  정약용의 「유배지에서 보낸편지」 中  -

 

 

 

세상에 비스듬히 드러눕고, 옆으로 삐딱하게 서고,
아무렇게나 지껄이고 눈알을 이리저리 굴리면서도 경건한 마음을 가질 수 있는 사람은 없다.

때문에 몸을 움직이는 것, 말을 하는 것, 얼굴빛을 바르게 하는 것
이 세 가지가 학문을 하는 데 있어 가장 우선적으로 마음을 기울여야 할 곳이데,
이 세 가지도 못하면서 다른 일에 힘쓴다면
비록 하늘의 이치에 통달하고 재주가 있고 다른 사람보다 뛰어난 식견을 가졌다 할지라도
결국은 발꿈치를 땅에 붙이고 바로 설 수 없게 되어
어긋난 말씨, 잘못된 행동, 도적질, 대악, 이단이나 잡술 등으로 흘러 걷잡을 수 없게 될 것이다.

다시 말하면 이 세 가지는 난폭하고 거만한 것을 멀리하고
어긋난 것을 멀리하고 미더움을 가까이한다는 의미니라.

          -  정약용의 「유배지에서 보낸편지」 中  -

 

 

 

「주자전서」에 이르기를
"큰 바위를 뽑아내려면 반드시 뿌리째 뽑아야 한다.
바위의 표면만 약간 깎아낸다면 무슨 일이 이루어지겠느냐"

          -  정약용의 「유배지에서 보낸편지」 中  -

 

 

 

참으로 술 맛이란 입술을 적시는 데 있다.
소 물 마시듯 마시는 사람들은 입술이나 혀에는 적시지도 않고
곧장 목구멍에다 탁 털어 넣는데 그들이 무슨 맛을 알겠느냐?

술을 마시는 정취는 살짝 취하는 데 있는 것이지
얼굴빛이 홍당무처럼 붉어지고 구토를 해대고
잠에 곯아떨어져 버린다면 무슨 술 마시는 정취가 있겠느냐?

          -  정약용의 「유배지에서 보낸편지」 中  -

 

 

 

몸을 닦는 일은 효도와 우애로써 근본을 삼아야 한다.
효도와 우애에 자기의 본분을 다하지 않으면
비록 학식이 고명하고 문체가 찬란하고 아름답다 하더라도
흙담에다 아름답게 색칠해 놓은 것에 지나지 않는다.

자기 몸을 엄정하게 닦아 놓았다면
그가 사귀는 벗도 자연히 단정한 사람이어서
같은 기질로 인생의 목표가 비슷하게 되어
친구 고르는 일에 특별히 힘쓰지 않아도 된다.


사람을 알아보려면 먼저 가정생활을 어떻게 하는가를 살펴보면 된다.
만약 옳지 못한 점을 발견할 때는 돌이켜 자기 자신에게 비춰보고,
나도 이러한 잘못이 있지 않나 조심하면서 자신은 그렇게 되지 않도록 단단히 노력해야 한다.


임금을 섬기는 방법에는 임금의 존경을 받아야지
임금의 총애를 받는 사람이 되는 게 중요하지 않다.

또 임금의 신뢰를 받아야지 임금을 기쁘게 해주는 사람이 되는 게 중요하지 않다.

          -  정약용의 「유배지에서 보낸편지」 中  -

 

 

 

거듭 당부하는 건 말조심하는 일이다.
전체적으로 완전해도 구명 하나만 새면 깨진 항아리와 같듯이
모든 말을 다 미덥게 하다가 한마디만 거짓말을 해도 도깨비처럼 되는 것이니 너희는 정말로 조심하라.

말을 실속 없이 과장되게 하는 사람은 남이 믿어주질 않으며,
더구나 가난하고 천한 사람은 더욱 마땅히 말을 적게 해야 한다.

          -  정약용의 「유배지에서 보낸편지」 中  -

 

 

 

권세 있는 요직의 사람들은 찾아가 재판 일을 청탁하여 더러운 찌거기나 빨아먹거나,
무뢰한들과 결탁하여 시골의 어리석은 사람들이나 속여먹으며
그들의 재물이나 도둑질하는 일은 모두 첫째 가는 간악한 도둑놈들이다.

작게는 욕을 먹고 꾸중 듣게 되어 이름을 땅에 떨어뜨리게 되지만
크게는 법에 걸려들어 큰 형벌을 받게 되고 말 것이다.

무릇 옳지 못한 재물을 오래 지킬 수 없다.

          -  정약용의 「유배지에서 보낸편지」 中  -

 

 

 

가을이 깊으면 열마가 떨어지고, 물이 흐르면 도랑이 이러어짐은 이치가 그러한 것이다.
제생들은 반드시 가기 쉬운 지름길을 찾아서 갈 것이요.
가기 어려운 울퉁불퉁한 돌길이나 뒤얽힌 길은 향하여 가지 말라.
          -  정약용의 「유배지에서 보낸편지」 中  -

 

 

 

재물을 남에게 주는 것을 혜라고 한다.
그러나 자기에게 재물이 있고 난 뒤에야 남에게 베풀 수 있는 것이다.
자기에게 없는 것을 남에게 줄 수는 없다.
그러므로 나에게 있는 것을 주는 것보다는 빼앗지 않는 것이 낫다.

          -  정약용의 「유배지에서 보낸편지」 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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